양재성시인 |
불빛들 내려꽂혀 성긴 울타리를 치면
작은 배 하나 울타리를 길게 털고 간다
호수에 빠진 밤이 파동으로 떨고
까만 눈동자 어둠 속에 가물거리면
유혹하는 슬픔이 저만치서 다가오고
어제의 푸른 맹세를 잊은 맥류만 쌓인 수면
나더러 왜 이곳을 찾느냐고 물으면
황홀하게 명멸하는 불빛에 취해서가 아니라
보는 이 없어도 소란의 도시가 밤새 떨어뜨린
환락의 불빛들을 말끔히 걷어내고
고요한 침묵으로 새벽을 기다리는
터질 듯 불거진 손등의
검고 푸른 박동이 있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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