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시, 그동안 도내 시 단위 중 유일하게 분만산부인과 없어
- 경남도-사천시, 7억 원 투입해 분만산부인과 설치
- 분만 시설 붕괴되어 가는 지방 소도시에 획기적인 모델 제시
분만산부인과1호출산아기<사지제공=경남도> |
(사천=경남뉴스투데이) 사천지역에서 12년 만에 분만산부인과가 개원되어 첫 아기가 탄생했다. 이번 출생은 지역 의료 서비스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는 중요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사천시 및 주변 지역의 장기간 이어져 온 분만산부인과 부재의 종결을 의미하며,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지역사회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 분만산부인과 절실했던 사천시
사천시에서는 저출산에 따른 분만산부인과 운영의 어려움 등으로 지난 12년 동안 분만 가능 산부인과가 없었다. 임산부들은 멀리 진주에 있는 분만산부인과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원거리 산부인과 이용에 따른 불편과 긴박한 분만 상황에 따른 위험을 고스란히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들어 늦은 결혼과 그에 따른 늦은 출산으로 고위험 산모의 비중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원정 출산에 따른 응급상황 대처 미흡 시 엄마와 아기 두 생명 모두 위험할 수 있어, 지역사회에서 분만을 받아 줄 의료기관은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출생아 수 감소, 낮은 의료수가, 의료사고의 부담 등으로 지난 10년간 전국적으로 분만 가능 산부인과가 36% 감소하는 등 민간 의료기관에만 의지한 분만산부인과 운영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 경남도-사천시,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으로 분만산부인과 설치
도는 시 지역 중 유일하게 산부인과가 없는 사천시에 필수의료 분야인 분만산부인과를 되살리기 위해 의료취약지 거점의료기관으로 ‘청아여성의원’을 지정했다.
도 시범사업으로 예산 7억 원(도비 50%, 시비 50%)을 투입해, 시설 리모델링·의료장비 구입비로 4억 원, 운영비(인건비) 3억 원을 지원했다.
청아여성의원은 임산부의 편안함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시설 리모델링과 첨단 의료장비를 도입했으며, 이는 분만산부인과를 찾는 임산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이번 개원을 통해 우수한 의료진을 자랑하며, 의사 2명, 간호사 3명, 간호조무사 5명을 상시 배치해 24시간 분만 수술실을 운영하고 있다.
안전한 분만을 위해 2층에는 진통실, 분만실, 수술실, 회복실을 갖추고 최신 의료 장비를 교체 설치했으며, 3층에는 1인 입원실 8실을 비롯해, 가족이 함께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분만할 수 있는 가족분만실까지 갖췄다.
□ 분만산부인과 재개원 후 첫 아기 탄생…최근 분만 예약‘급증’
지난 9일에는 사천 분만산부인과 재개원 후 첫 번째 아기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사천읍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 씨 부부의 셋째 아기(여, 3.16kg)로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우렁차고 튼튼하게 태어났다.
이에 사천시는 지난 13일 관내 청아여성의원에서 분만실 개원 후 맞이하는 첫 번째 아기 출생을 축하하는 행사를 가졌다. 시장, 시의장, 시의원, 의사회 등 기관 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출산지원금을 전달하고, 지역 단체에서 함께 준비한 출산 축하용품을 전달하는 등 온 지역사회가 다 나서서 첫 아기 탄생을 축하했다. 같은 날 급하게 양수가 터진 산모가 이곳 산부인과를 방문하여 사실상 두 번째 아기까지 탄생하는 겹경사가 터졌다.
12월 말 1명, 내년 1월 4명의 출산이 예정되어 있어 앞으로도 전문성을 가진 의료진이 예비 부모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분만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분만 예약이 급증한 것은 지역 주민들이 분만산부인과의 전문성과 신뢰성에 대한 높은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첫 번째 아기를 받은 김종춘 원장은 “저출산 시대에 이렇게 귀하고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서 기쁘다”며 “앞으로 임신부 등 지역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분만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사천시에서의 출생은 지역사회에서 점점 소멸되어 가는 분만 시설을 경남도와 사천시의 노력으로 되살려 이루어낸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은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고, 미래에 사천시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의료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윤동준 경남도 가족지원과장은 “분만 사각지대 임신부의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시책을 발굴하겠다”며 “분만환경 개선을 통해 도민이 걱정 없이 행복한 임신·출산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올해 하반기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는 분만취약지 지원 공모사업에 통영 자모산부인과 의원이 선정되어 분만 출생아 수 감소로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기관이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운영비 5억 원을 지원했다.
그간 밀양제일병원, 하동여성군민의원, 거창적십자병원 3개소에 분만산부인과를 설치·지원해 왔으며, 올해 도 자체 시범사업으로 사천시 청아여성의원과 통영시 자모산부인과 의원 2개소를 확대했다.
앞으로도 경남도는 건강하고 행복인 임신․출산환경 조성을 위해 분만취약지 기반(인프라) 확충과 공공의료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창숙 기자 webmaster@knnewstoday.co.kr